슬로박, 백신 로또 당첨자 등장

18/08/2021

'10만 유로 당첨! 하지만 20초 내에 비밀번호를 말하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꽝!'

슬로바키아의 백신 로또 방송이 지난 주 일요일 'RTVS: 슬로바키아 라디오 텔레비전' 에서 첫 전파를 탔다.

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1) 백신을 접종하며 개인정보를 로또 로터리에 등록하는 것에 동의하고, 2) 로또 생방송 중에 사회자가 추첨하여 당첨된 백신접종자에게 전화를 걸 때 3) 전화를 받은 당첨자가 TV 화면에 뜬 비밀번호를 말해야 한다.

쉬우면서도 까다롭고 낯선 이 규칙들 때문에 첫방송에서 당첨의 행운을 거머쥔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생방송이 시작되고, 사회자가 첫번째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마침 이 방송을 보고 있던 당첨자는 재빨리 비밀번호를 말하여 10만 유로의 상금을 탔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두번째 당첨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전화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끊어 버렸다. 세번째 당첨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네번째 당첨자는 주변에 TV가 없어서 비밀번호를 말하지 못했다. 다섯번째 당첨자는 컴퓨터로 이 방송을 시청하던 중이었으나, 컴퓨터의 수신이 몇 초 느려서 아깝게 제한 시간을 넘겨 버렸다. 첫번째 당첨자를 제외하면 행운의 여신이 비껴갔거나, 여신의 뒤통수를 잡으려다 미끄러진 격이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영주권을 가진 18세 이상의 시민 누구나 백신 로또를 신청할 수 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백신 로또에 1천만 유로를 투자했다.

로터리 방송 첫 날, 방송을 지켜본 슬로바키아 야당은 터무니없고 경박한 정책이라며 쉴새없이 비판을 쏟아냈다. 한 사회복지기관장은 로또 당첨 기회를 놓친 4명의 당첨금 40만 유로는 복지관의 2년 운영비라며 한숨쉬기도 했다.

슬로박의 백신 로또 정책은 러시아산 백신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쫓겨난 전 총리와 전 재무부 장관의 작품이다. 한편 백신접종자의 로또 참여 비율은 기대치보다 낮은 편으로, 백신 로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도 높지 않다.

출처: novinky.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