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와 할머니

22/02/2021

학교를 무척 싫어하고, 책읽기는 더 끔찍해하던 문제아 꼬마가 있었다.

어느 날, 꼬마가 할머니 댁에 놀러갔다. 할머니는 꼬마를 불러 함께 창가에 앉았다. 그리고 창 밖 하늘을 가리키며 '하늘의 구름을 보렴!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엄청난 극장을 보는 것 같지 않니?' 라며 소근소근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Krtek의 작가 겸 감독인 Zdeněk Miler가 문제아 꼬마에서 예술가로 거듭나게 된 순간이었다.

Zdeněk Miler는 프라하의 UMPRUM에서 공부했다.

이후 첫 흑백 애니메이션 영화 'O milionáři, který ukradl slunce (태양을 훔친 백만장자에 대하여)'를 연출하여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 이 작품에는 그 어떤 등장인물도 없다. 오직 Kladno 공장지대의 잿빛 태양만이 존재한다. 

이즈음, Barandov 아뜰리에에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며 'Bratři v triku (티셔츠 속 형제들)'을 디자인한다. 이 로고는 지금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프라하의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여운 빨강코 'Krtek (두더지)'가 탄생한 것은 이로부터 10여 년 뒤의 일이다.

미국 우주인 앤드류 퓨스텔이 2011년 우주왕복선 엔더버호를 타고 우주로 나갔을 때, Krtek 인형을 데려간 이후, 우주선을 탄 Krtek인형이 등장했다.

Zdeněk Miler는 Krtek이 자기 자신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빨강코 두더지 캐릭터를 무척 사랑했는데, 묘비 문구로 "Zdeněk Miler가 죽었고, Krtek도 죽었다"를 미리 정해두었을 정도다.

2021년 2월 21일 일요일은 중ㆍ동부 유럽권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Krtek의 아버지, Zdeněk Miler의 탄생 100주년이었다.

출처: ČT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