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크리스마스, Vánoce

체코 겨울의 정점은 단연 크리스마스다. 11월 중순부터 광장과 거리는 한층 더 아름다워진다. 광장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자리잡고, 가로수는 조명에 감싸여 찬란하게 빛난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휴일은 3일이다. 짧았던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24일, 예수님의 탄생일인 25일, 기독교의 일곱 집사 중에서 가장 먼저 순교한 성 스테판의 축일인 26일까지 사흘에 걸쳐 연휴를 즐긴다. 24일 정오부터 26일까지, 체코의 모든 가게들이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다. 요즈음은 작은 Potraviny가 문을 열기도 하고, 몇몇 카페나 레스토랑이 크리스마스 특선 메뉴를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전통에 따라 관광지가 아닌 지역은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 편이다. 더욱이 올해는 판데믹의 영향으로 문 닫는 가게가 더 많을 전망이다.

크리스마스에 체코 사람들은 길게 뽑아낸 반죽을 땋아서 구운 빵, Vánočka를 먹는다. 체코어로 크리스마스 Vánoce라 부르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백여 년 전만 해도 흰 밀가루는 몹시 귀한 재료였다. 체코인들은 귀한 흰 밀가루에 설탕과 건포도, 건과일, 견과류를 넣어 달달하고 고소한 빵을 구워 나누어 먹었다. Vánočka는 겨울 차와 크리스마스 계절 음료와도 무척 잘 어울리니 놓치지 말고 맛보자.

• Smažený kapr (잉어 까스) 와 rybí polévka (잉어 수프)
  

12월이면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마다 특이한 노점이 열린다. 성인 서넛이 수영을 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수조와 건장한 장꾼들이 긴 앞치마를 두르고 서 있다. 크리스마스마다 찾아오는 잉어 판매 노점들이다. 손님이 잉어를 주문하면, 장꾼은 부드러운 망치로 머리를 내려쳐서 기절시킨 잉어를 담아준다. 체코 사람들은 잉어를 욕조에 풀어두고 크리스마스까지 기르는데, 잉어는 욕조에서 진흙과 노폐물을 뱉어내어 해감된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질수록 잉어값이 비싸지니, 알뜰한 체코 사람들은 12월 초부터 일찌감치 잉어를 사다가 욕조에서 키우곤 한다. 요즘은 장꾼이 잉어를 해체해 주는 경우도 많은데, 커다란 잉어를 툭툭 썰어 손질하는 모습은 무서우면서도 눈길을 뗄 수 없다. 

미국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가 있다면, 체코 크리스마스에는 잉어 요리가 있다. 비늘 벗긴 잉어의 두툼한 몸통은 잉어까스로 튀겨낸다. 남은 부위는 갖은 양념과 함께 큰 솥에 끓여내어 잉어 수프로 만든다. 잉어 수프는 크리스마스 전야인 24일 저녁 식사의 전식 요리로, 잉어 까스는 본식 요리로 먹는다.

잉어를 다듬을 때, 비늘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 큰 비늘을 잘 벗겨내어 말렸다가 크리스마스 만찬을 차릴 때, 자리마다 미리 놓아둔다. 식사를 마친 가족들은 접시 아래에 놓인 비늘을 찾아 지갑에 넣는다. 체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받은 잉어 비늘을 지니면 재물운이 좋아진다고 믿는다. 지갑 속 잉어 비늘을 크리스마스마다 새 비늘로 바꿔 넣는다.

출처: 프라하일보

• 크리스마스 음료 :
  

Svařák

겨울이면 체코의 거리에서 svařák 가판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맛은 모두 다르다. 우리네 김치맛이 집집마다 다르듯이 svařák의 맛도 가정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svařák을 직접 만들어 보자. 몇가지 재료를 빼거나, 나만의 향신료를 더해도 좋다. 모든 svařák은 옳으니까!

svařák 레시피 (4인분)

레드 와인 1병

통계피 3조각

정향 5-10알

흑설탕 2큰술

레몬 1개

오렌지 1개

[선택]

체코 럼 Tuzemský 1 큰술, 팔각, 육두구, 카다멈

와인 한 병과 향신료를 냄비에 담아 천천히 저으며 약불로 끓인다.

20분 후 얇게 썬 레몬과 오렌지, 흑설탕을 넣고 5분 더 끓여 완성한다.

알코올을 즐기는 편이라면 마지막에 럼주 한 큰술을 더하자.

Ovocný grog

어른에게 svařák이 있다면, 어린이에게는 Ovocný grog가 있다.

홍차 베이스로 만들어도 좋고, 주스 베이스로 만들어도 좋으니 취향에 따라 만들어보자. 럼을 추가로 넣으면 어른을 위한 Grog가 완성된다.

과일 홍차 Ovocný grog

과일차 티백 4개

흑설탕 30g

건과일 (건포도, 크렌베리)

복숭아 4개

진저 브레드 향신료 약간

잘게 썬 복숭아와 준비한 재료들을 냄비에 담고, 재료가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부은 후 3분간 볶듯이 익힌다.

따뜻한 물 800ml에 티백을 넣고 과일 차를 우려낸다.

따뜻한 과일차에 익힌 과일을 넣어 스푼과 함께 대접한다.

주스 Ovocný grog

사과 주스 또는 오렌지 주스 500ml

물 200ml

레몬즙

설탕 2 큰술

건과일

통계피 또는 바닐라

냄비에 과일 주스 500ml와 물 200ml을 붓고 건과일과 향신료, 설탕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마지막으로 레몬 즙을 짜넣고 뜨거울 때 대접한다.

출처: receptyonline.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