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Šumava 국립공원

06/11/2020

체코 서남부의 Šumava 국립공원은 보헤미안 숲으로도 불린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과 마주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다. 여러 개의 하이킹 코스와 사이클링 코스를 갖춘 아름다운 숲이자, Vltava 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스메타나의 연작 교향시 'Má vlast (나의 조국)'의 두번째 곡의 주제는 체코인들이 젖줄로 여기는 Vltava 강이다. Vltava 강은 Šumava에서 발원하여 보헤미아 중앙부를 거쳐 천년동안 어머니의 도시인 프라하를 감싸듯이 흐르고 있다.

강을 표현한 클래식 음악 중 으뜸으로 꼽히는 Vltava 강에 대한 작곡가 스메타나 본인의 작품 해설은 다음과 같다.

이 곡은 작은 두 샘에서 발원한 차가운 강과 따뜻한 강의 두 물줄기가 하나로 모여 숲과 관목들을 지나 ... (중략) ... 

프라하를 향해 잔잔히 흘러가며 Vyšehrad 성을 지나 저 멀리 Labe 강과 합류한 후 장엄하게 사라진다.

'차가운 강'의 물줄기는 Šumava의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서 시작되며 플루트로 묘사된다.

'따뜻한 강'은 체코 Šumava 국립공원 Kvilda에서 불과 5.5km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Pramen Vltavy 지역에서 시작된다. 교향곡에서 따뜻한 Vltava 강의 도입부 멜로디를 이끄는 것은 클라리넷이다.

스메타나는 1867년 Vltava의 수원지와 가까운 Šumava의 Čenkova pila에 머무르며 두번째 교향곡의 모티브에 대한 영감을 떠올렸다.

Šumava 국립공원 하이킹 코스

코스 1. Horská kvilda부터 Antýgl까지

여러 하이킹 코스 중, Horská kvilda를 출발하여 큰 정사각형을 그리며 돌아오는 16km 짜리 하이킹 코스를 탐험했다. 짧지 않은 코스지만, 길 잃을 염려가 적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파란색 표식을 따라 오른쪽에 실개천을, 왼쪽에 숲을 두고 걷자. 실개천의 물은 철분을 함유하여 위스키처럼 맑은 갈색빛을 띈다.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걷기에 편안하다.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걷기에 참 좋은 길이다.


코스 2. Antýgl부터 Turnerov chata, Vydra까지

Antýgl은 18세기에 지어진 전통 농가의 이름이다. 체코 문화 기념물 중 하나인 이 곳에서부터 빨간색 표식을 따라 걷는다. 본격적인 숲 길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실개천은 다른 실개천과 만나 물줄기가 더욱 거세진다. 제법 하천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빨간색 표식을 따라 걷자. 실개천은 다른 실개천과 만나 물줄기가 더욱 거세진다. 제법 하천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숲길의 양 옆으로는 무척 키가 큰 가문비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한 뿌리에서 두 그루가 자라난 신기한 나무들도 볼 수 있다.


코스 3. Turnerov chata, Vydra부터 Zhůří까지

Turnerov chata는 Šumava 국립공원 1구역의 유일한 공용 별장이다. 1930년대에 지어진 이 별장에는 여름이면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들고,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어들이 찾는다. 숙박은 물론, 식사와 음료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판데믹의 영향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다. 노란색 표식을 따라 오르막길을 걷자. Turnerov chata부터 하이킹의 가장 힘든 구간이 시작된다. 드디어 오르막길이다. 20-25° 정도의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길이 3.5km 가량 계속된다. 가장 깊은 숲속을 걷는 구간이다. 가문비나무와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우거진 숲길은 마법처럼 아름답다. 중간 즈음에서 영지버섯과 비슷한 말굽버섯도 발견할 수 있다. 연한 갈색의 영지버섯과 달리, 말굽버섯은 진한 흑갈색에 말굽처럼 두툼한 모양이다. 너무 설레어하지 말자.


코스 4. Zhůří부터 다시 Horská kvilda로.

긴 오르막길을 지나 고원 지대에 도착한다. 17세기에 일꾼들이 이곳에서 유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차츰 마을이 형성되었던 지역이다. 가장 번영했던 시기에는 독일인 600여 명이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2차 대전 당시, 이 지역도 전쟁에 휩쓸렸고, 독일 인구는 모두 떠났다. 이후 체코인들이 잠시 거주했으나,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 노란색 표식을 따라 Zhůří에 도착했다면, 이제 초록색 표식을 따라 걷자. 넓은 고원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왼편에 도로를 두고, 숲길을 따라 걸으며 마지막 하이킹을 즐기자. 다람쥐와 사슴도 지나다니는 호젓한 길이다. 서머타임이 끝난 11월부터는 해가 더욱 짧으니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자. 보다 여유롭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출처: 프라하일보, Karel Adám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