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Drábské světničky : 암벽 봉우리에 오르다

16/10/2020

Covid-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또다시 일상이 멈추고 있다. 붐비는 도심에서 벗어나 체코의 자연 속에서 심호흡을 해 보자.

오늘의 코스는 특히 하이킹을 좋아하는 탐험가에게 추천한다.

프라하에서 Mladá Boleslav를 지나 동북쪽으로 한시간 쯤 달리면 Drábské světničky에 도착한다. 보헤미아의 천국, Český ráj의 한자락이다.

주차장 안쪽의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금세 오르막이 시작된다. 땅에는 나무 뿌리가 단단히 뒤얽혀 천연 계단을 이루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울창한 나무 뒤로 거대한 암벽산이 보인다. 

파란색 표시를 따라 정상 부근에 도달하면, 작은 헛간같은 문을 발견할 수 있다. 암벽 봉우리 탐험로로 가는 문이다. 이 길로 들어서면 암벽 정상에 서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문 옆에는 "Vstup na vlastní nebezpečí : 위험한 지역 출입구" 라는 경고문도 붙어 있다.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십여미터의 암벽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싼다. 봉우리들은 계단과 사슬,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봉우리들은 서로 이어져 있으니 한 방향으로만 전진하면 모든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

* Drábské světničky의 주차비는 30Kč, 작은 매점에서 주차비를 지불하며 따뜻한 차와 간식도 구입할 수 있다.

나무뿌리는 곧 철계단으로 이어진다. 산자락으로 들어선 지 몇 분만에 가파른 계단에 들어선다. 계단이 가파른 만큼, 놀랍게도 십여 분이면 금세 정상까지 도달한다. 짧고 굵은 산행으로 암벽 봉우리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 Drábské světničky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암석 봉우리를 보고 체력이 남았다면, 바위성까지 한두 시간 쯤 하이킹을 하자. 빨간색 표식을 따라 5km쯤 걸으면 13세기에 지어진 옛 성 Zřícenina hradu Valečov에 닿는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표식도 잘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사슴과 같은 야생 산동물들과 마주칠 수도 있다. (만약 하이킹을 원하지 않는다면, 차량으로 10여분 만에 이동할 수도 있다.)

암벽 봉우리에서 바위성까지 걷다보면, 1892년까지 실제로 사람들이 살았던 동굴 거주지도 볼 수 있다. 가난한 이들이 산마루의 부드러운 사암 바위를 파내어 동굴 집을 짓고 산 곳이다. 지금은 세간살이 하나 없이 집 터만 있지만, 둘러봄직하다. 오직 하이킹을 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Zřícenina hradu Valečov는 사암 바위를 깎고 그 위에 바위와 돌로 벽을 쌓아 지은 성이다. 14세기 Valečov 가문에 의해 목조양식의 성이 처음 세워졌다. 후스들의 대장 Jan Žižka편에 섰던 Valečov 가문의 목조성은 후스전쟁 이후 모두 불타 없어졌다. 그 후 약 2세기 만인 16세기에 외부는 석조, 내부는 목조로 재건축되어 30년 전쟁까지 전략적 요충지로 사용됐다.

17세기에 성은 Valdštejn 가문에게 귀속되었으나 영주의 주요거처가 되지 못해 점차 쇠퇴의 길을 걷는다. 가난한 이들이 성의 바위 벽돌과 목재를 떼어다 건축재료로 사용하며 성은 그 역사를 다한다.

Valečov 성까지 하이킹을 왔다면 성 내부도 둘러보자. 입장권은 성 맞은편에 딱 한채 있는 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외부는 목조 오두막같은 분위기지만 내부는 산길 하이킹때 둘러봤던 동굴 집 내부의 모습을 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다. 성 내부 입장료는 1인당 50Kč, 티켓과 함께 체코어, 영어, 독일어 등의 설명서도 제공한다. 

한시간 남짓한 하이킹으로 출출하다면 동굴 집 매점에서 유일하게 식사 및 간식거리로 판매하는 두툼한 쏘세지 (Parky) 를 추천한다. 가격도 35Kč으로 정말 착하다. 뜨거운 물에 두 숟가락 휘저어 판매하는 맥심 커피는 쏘세지의 느끼함을 완벽히 가시게 하는데 충분하다.

출처: 프라하일보, Karel Adámek